#벌레먹고 나 먹고

해마다 배추농사 열심이 지어
지인 친척 형제들과 나눔하는 것이
저희집 나무꾼님에겐
매우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올해는 연속이었던 외부행사와
꽃농사 지으랴 집 공사하랴
배추를 심었다는 것 조차 잊었는지
시기 맞춰서 물도 한번 못주고
김장때가 되었지 뭡니까
약은 당연히 구경도 못시켜줬죠 ㅎ
초록색 배추가 땅바닥에 붙어
일어설 기미가 아직도 별로없이 손바닥 펼치듯
쫙~ 펼쳐져 있네요
쌈으로 맛나고 겉절이도 괜찮은데
노란색의 김치를 좋아하는 나무꾼님
이걸로 김장 하지는 못할것 같음
30년 넘게 배추심어 판매해 본적은 없지만
배추를 사서 김장을 해 본적도 없는데
올 김장은 그 30년 기록을 깨어야 할 상황
어찌 아셨는지 의성에서 쌤들이 오시며
묻는 말
쌤~ 김장했어요?
아직~ 쌤 ~ 뭘 챙겨오지 마세요 했다
행여 그 유명한 마늘 챙기고 그러실까봐
유명하지는 않지만
어머니께서 마늘이며 고춧가루 찹쌀 등
농사지어 다 챙겨 주시기 때문에 ~
배추 빼고 있을것 다 있으니 그냥 오시라고 했더니
세상에나~
배추를 30포기 사가지고 오셨다
의성마늘 한봉지도
덕분에 진짜 기록을 깨었다
매년 300포기니 400포기니 허리 굽혀가며
절이고 뒤집고 씻고
겨우 몇년전부터 우리 먹을것만 100포기 정도로
수월해 졌지만
그래도 농사지어 나눔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거던요
처음으로 나눔받아 그것도 30포기의 배추를
절이며 김장팀들이 하는 말 들
진짜 이게 다가?
이리 쪼맨할 수가 있나?
김장을 한번 더 해야 하는거 아닌가?
시작하자 끝나버린 절임
시작하자 끝나버린 씻기
3명이서 그것도 학교다녀오고 회사 다녀와
저녁에 모여 후딱
예전에는 최소 3일은 쉴틈없이 준비하고
전국에서? 쪼매 과장
모여 하루종일 양념넣고 갖다 나르고 정리하고
했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편하고도 가뿐한 김장을 했네요
몇일 후
나무꾼님에게 맛난 배추 쌈 먹고 싶다고 했더니
약 한번 안친 우리 배추 뽑아올께 하신다
구멍 숭숭 뚫린 배추를 뽑아와선
그래도 이렇게 알찬것이 15포기 정도 된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농부
배추 포기 떼어 낼때마다 떨어지는 벌레
잠시 고민하게 하더군요
먹어야되나? 말아야되나?
끝까지 떼어내다보니
잘했다 했습니다
뽀얀 깨끗한 배추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연 맛났구요
벌레 먼저 먹고 나 먹을 것 남겨 뒀구나~♡♡

의성에서 온 배추

김장 멤버

학교 다녀와 저녁에하는 김장

 구멍난 배추

여기저기 구멍난 흔적들

에궁~

벌레님들이 응가까지

포기하지 않은 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