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보내는 안부 글
동서~
잘 지내는지 ?
문자를 받고도 담방 답글을
적지 못하고 보니
깜박 잊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안부 묻네요
급할때마다 도련님 SOS 하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엄청 미안합니다 ㅎ
계절은 벌써 겨울문턱
겹친 피로가 모두 몰려온 듯 요몇일
괜시리 비실비실
어젠 기 치료를 받고 오늘은 그 몸살까지
온것 같아 핑게삼아 누워 딩굴딩굴
오후에 찾아온 손님과 담소 나누고
까맣게 잊었던 논둑 길 밭둑 길
참새 놀래키며 바지가랑이에 도둑풀 붙혀가며
한참을 쏘다녀보기도
마른 풀 보며 잎 떨군 나무들 보며
시간이 세월이 이 만큼 가고 있구나 합니다
집 입구에 들어서며 잘난 소나무
작둑 잘린 나무들이 눈 안으로 들어와 새삼
도련님의 고마움이
동서가 보내준 상추 맛있게 먹었다는
문자가 생각 나 오늘은 꼭 잊지않고 안부를
물어야겠다 했습니다
동서~
올해가 다 가기전에 함 다녀가요
좀 여유있게 밥도 먹고 차도 마시게
날마다 껴 입는 옷도 두꺼워 집니다
늘 건강하시길
애기동백꽃이 피었습니다
찔레꽃 열매(영실)
까치밥
개나리도 피고
산이 되어버린 엄나무밭
꽃이지고
빈 껍데기만 남아 말라버린 쑥대
향기는 그대로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이대로 혹독한 겨울을 견디겠지
모과도 만나고